낙엽


 입이 궁금해 내 방 불을 켜고 커피포트에 물을 넣으려 하는데 밖에서 무직한 느낌의 소리가 난다.
불과 2~3미터 거리에서 나는 소리이기에 사뭇 긴장되어 버렸다.
새벽 2시쯤이었던 가!
한밤중에 현관앞의 낯선 인기척은 무척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사람 발소리 혹은, 비닐주머니 밟는 소리 같기도 하고, 순간 소리나는 곳으로 바라 본 형태에서 검은 그림자가 언뜻 비치는 듯 하기도 했었다.
비닐 밟는 혹은 부딪히는 소리가 나서 정지했다가 다시 움직이는 그런 소리가 났었단 말야!
도둑인가? 뭐 찾아야 되나? 그런 생각도 든다.
몇 초간의 정적후에 다시 들리는 부산한 소리들...
집도 않 좋은 곳이라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며 문을 열어 보기로 한다.
밖을 보려 불을 켜고선 대충 옷을 입는다.
조금 멀리서 여자의 언성 높은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또 술먹고 말싸움 중인가 보다.
간혹 그런 사람들이 지나가는 그런 동네이니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바라보다 안도의 한숨과 헛웃음이 나온다.
아무것도 아니잖아!
아무도 없는데 무슨 소리였을까?
주위를 둘러 보아도 사람형태는 보이지 않는다.
그새 사라져 버린걸까?
내방에 불이 켜져서 그런가?
소리가 난 곳으로 눈을 돌려 어디쯤에서 소리가 생겼었는지 둘러보며 짐작하다 관둔다.
문을 열고 맞이하는 새벽공기가 차갑다.

 밤새 비가 내려 앉아 도로가 젖어 있었다.
아침에 현관문을 열어보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바람에 날려 온 녀석들이 낸 소리였던가.
한밤중에 인기척이 들리는 듯 문 밖에서 소란을 떨어대던 녀석들도 바람에 콧내를 자극하던 가을냄새도 이제는 흩어진 듯 하다.
뿌옇게 그을린 하늘이 뱉어낸 얇은 비가 뺨을 스친다.
담배 한 모금, 진한 커피 한 잔에, 차분하게 내려앉은 빗방울에 내 모습이 비쳐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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